美·유럽서 쏟아진 주문…'리튬전지' 1억弗 수출

입력 2023-06-19 17:34   수정 2023-06-27 20:20


“드디어 1억달러 수출탑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군자동 비츠로셀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장승국 대표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주문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이번달까지 비츠로셀의 수출 규모가 1억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1987년 설립된 비츠로셀은 대표적인 리튬 1차전지 제조기업이다. 테크라프라는 이름으로 세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우전자 자회사로 편입됐고 2002년 비츠로그룹에 인수됐다. 대우 출신인 장 대표는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해 2008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전지는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와 일회용인 1차전지로 나뉜다. 1차전지는 저장 기간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 사용 가능 온도 범위도 영하 55도부터 150도대까지 넓다. 그 덕분에 배터리 교체나 충전이 어려운 환경의 군용·시추용 장비 및 기기에 사용된다.

비츠로셀은 지난해 전년 대비 24.62% 증가한 14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65.12% 늘어난 287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1% 증가한 364억원, 영업이익은 165.1% 늘어난 88억원에 달했다.

실적 호조가 이어지는 것은 세계적인 ‘스마트 그리드’(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 접목) 교체 바람에 올라탄 영향이 크다. 장 대표는 “전기, 수도 계량기가 기계식이었는데 북미와 유럽 등은 이제 전자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스마트 미터링’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도 매출의 한 축이다. 무기가 첨단화하면서 정해진 시간과 각도에 맞춰 쏘는 ‘포’ 사용이 늘고 있다. 이 포에 들어가는 ‘앰플 배터리’를 비츠로셀이 생산한다. 자체적으로 이스라엘과 유럽 주요국 군대에 납품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장 대표는 “사업장에 마련된 신뢰성 검사실을 통해 빅데이터를 쌓고, 공급하는 배터리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은 ‘불사조 기업’으로도 통한다. 2017년 4월 충남 예산공장이 화재로 전소했다. 가동 완전 중단의 시련을 겪었지만 1년 만에 일어섰다.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생산시설 전소로 신공장 공사 계획이 1년 이상 앞당겨졌다. 비츠로셀은 2018년 9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종전 공장의 세 배 규모(4만4548㎡)인 본사 및 공장을 지었다. 장 대표는 “화재 후 3개월여 만에 간이 공장을 구비해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했다”며 “화재로 죽다 살아나니 고객의 신뢰가 한 층 더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비츠로셀은 1차전지에 사용된 리튬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장 대표는 “리튬이 중국 의존적인 광물이어서 이를 조금이라도 탈피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한 것”이라고 했다. 3개월 가까이 1만7000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는 최근 수출 호조에 힘입어 2만원을 넘어섰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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